책에서
백석 [사슴], 도서출판 소와다리(백석 시집 사슴 1936년 초판본 오리지널 디자인(복원본))
쭹-
2023. 6. 9. 15:47
국립현대 덕수궁 미술관에 갔다가 본 전시에서
우리나라 근대 모더니즘 작가들이 백석의 시집을 그렇게도 좋아했었다던 구절을 여러 번 보았었는데,
도서관에 와보니 그 초판본을 복원한 시집이 있었다.
글이 하얀 목련처럼 청초하고 담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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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僧
女僧은 合掌하고 절을 했다
가지취의 내음새가났다
쓸쓸한낯이 넷날같이 늙었다
나는 佛經처럼 설어워젔다
平安道의 어늬 山깊은 금덤판
나는 파리한女人에게서 옥수수를샀다
女人은 나어린딸아이를따리며 가을밤같이차게
울었다
섭벌같이 나아간지아비 기다려 十年이갔다
지아비는 돌아오지않고
어린딸은 도라지꽃이좋아
돌무덤으로갔다
山꿩도 설게울은 슳븐날이있었다
山절의마당귀에 女人의머리오리가 눈물방울과
같이 떨어진날이있었다
修羅
거미새끼하나 방바닥에 날인것을 나는아모생
각없이 문밖으로 쓸어벌인다
차디찬밤이다
어니잰가 새끼거미쓸려나간곧에 큰거미가왔다
나는 가슴이짜랏한다
나는 또 큰거미를쓸어 문밖으로 벌이며
찬밖이라도 새끼있는데로가라고하며 설어워한
다
이렇게해서 아린가슴이 싹기도전이다
어데서 좁쌀알만한 알아서 가제깨인듯한발
이 채 서지도못한 무척적은 새끼거미가
이번엔 큰거미없서진곧으로와서 아물걸인다
나는 가슴이 메이는듯하다
내손에 올으기라도하라고 나는손을내어미나
분명히 울고불고할 이작은것은 나를 무서
우이 달여나벌이며 나를서럽게한다
나는 이작은것을 끟이 보드러운종이에받어
또 문밖으로벌이며
이것의엄마와 누나나형이 가까이이것의걱
정을하며있다가 쉬이 맞나기나했으면 좋으
렸만하고 슳버한다
비
아카시아들이 언제 힌두레방석을깔었나
어데서 물쿤 개비린내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