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서

아니 에르노 [부끄러움], 비채(김영사)

쭹- 2023. 6. 13. 12:17

충격적인 아니 에르노의 첫 번째 책 이후로 선뜻 손이 안가다가..

제목이 주는 궁금증에... 그리고 내가 신청한 책이라.. 봐야지... 했었기에 읽어보았다.
역시 독특하다. 
미사여구 없이 사실을 나열한 이 글들이 과연 내게 어떤 의미일지.... 도통 모르겠었는데..
마지막 챕터(- 챕터 구분이 딱히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여백이 있다)에서 이러이러한 사실들이 나에게 원천적인 부끄럼이 되었다 라고 하는 여러 문구들에서 그나마 끄덕끄덕.
 
대단한 점은,
그녀가 드러내는 이 부끄러움의 원천들이 매우 적나라하다는 것. 
사람들이 쉽게 자신이 이러한 계급이나 계층에 속해 있다 혹은 있었다 라는 것 자체를 부끄러워 할 것인데 그녀는 그것 자체를 그처럼 하나하나 손쉽게 드러낸다는 점.
 
예전에 있었던 사소한, 일상적인 일들 사이에서 나 자신이 어떠한 사람들(계층) 속에 살고 있는지 깨닫게 되는 그런 어린 나이의 나를 생각해 볼 수 있는 내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