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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다 미리 [혼자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북포레스트

쭹- 2023. 9. 18. 11:48

혼자 무언가 하는 것을 어색해 하는 사람, 특히 혼자 여행에 전혀 흥미가 없었던 사람이, 혼자 여행하기로 마음 먹고 한 여행과 그 기록.

미리 무언갈 계획하는 것을 잘 못하고, 그래서 예약 같은 것은 거의 못하는...

여행을 가기로 한 곳에 대한 궁금증이 없는...

여행을 다녀온 후에도 경험했던 것에 대해 잘 잊어버리는..

사온 기념품도 대부분 금방 잃어버리는...

그런 사람이라도 여행을 취미나 목표로 삼고 다녔다... 하는 기록하고 자신의 소소한 생각의 변화를 간단히 정리한 책.

 

간간히 보이는 재미있는 생각과 그럴듯한 문장들.. 아무래도 작가의 다른 책을 좀 더 읽어봐야 이해하겠다는 생각만 빙빙..

 

-(화과자를 보고)

순식간에 사라지는 물건에 복잡하고 아름다운 세공을 한다. 무의미한 일 같지만 그게 인간다운 풍요가 아닐까, 같은 그럴듯한 생각을 해보았다.

 

-달리기를 마치면 달콤한 물을 마실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과 골인 지점도 모르고 달리는 사람은 달릴 때의 고통도 다르지 않을까?

-(에비비스다리에서 뛰어내리는 사람들을 보고)

'나도 바보 같은 면이 있어' 혹은 '바보 같은 짓을 한 적이 있지'라고 장래에 생각함으로써 마음의 안정을 찾는 날이 있겠지

 

(히로시마현)

-처음에는 '여행'하면 텔레비젼 리포터처럼 지역 주민들과 어울려야 하고 마싰는 것을 먹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부담스러웠는데, 지금은 아무래도 상관없다. 지역 술집에서 옆에 앉은 사람들과 신나게 수다를 떨고 술까지 얻어먹어서 즐거웠다는 다른 사람의 여행담을 들어도 '아, 그랬구나'하고 끝이다. 스치기만 해도 여행은 여행이니까, 그 지역의 공기를 느껴본 정도도 괜찮다.

 

(이와테현)

혼자 여행하는 내 사진을 갖고 싶진 않다. 그때 내 표정이 어떨지 대충은 안다고 해야 하나, 혹은 기억한달까? 그런 느낌이라서.----전혀 공감되지 않는...

 

(와카야마현)

높은 절벽 위에서 물이 콸콸 쏟아지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후련해졌다. 도쿄 우리 집 근처에 이런 폭포가 있다면 싫은 일이 생길 때마다 갈 텐데.

싫은 일은 매일 각종 패턴으로 생기는데, 나는 소소한 싫은 일도 부풀려서 생각하는 성격이어서 바로 충격을 받는다. 그러니까 싫은 사람들을 멀리하는 것은 최소한으로 나를 보호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요즘 깨달았다. 인생에 싫은 사람이 있어도 딱히 상관없다. 싫은 사람의 좋은 점을 찾아내 나를 억지로 속이기보다 싫으면 싫어해도 된다고 생각하면 훨씬 가뿐해진다. 집 근처에 나치폭포는 없지만 나는 어떻게든 잘 해낼 것이다.

 

"다음은 세계를 제패하는 여행이니?"

몇 명이 물었는데, 절대로 안해요....... 그래도 앞으로 느긋하게 국내 여행을 해도 좋겠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 큰 발견이랄까.

 

 

(도쿄도)

도쿄대에 도착하기까지 30~40분간 운전사와 여행 이야기를 나눴는데, 나는 혼자 여행을 다니면서 깨달은 어떤 사실을 생각했다. 바로 '남의 여행 이야기는 별로 재미없다'는 것이다. 사람은 여행 이야기를 듣기보다 여행 이야기를 하고 싶어한다. 여행하면서 이런 일도 있었고 저런 것도 봤다며 열심히 말하고 싶어지는데, 웬만한 말발이 아니고선 지루하거나 자랑일 뿐이다. 나도 내심 '틀림없이 지루하겠지~?'라고 생각하며 재잘댄다. 47개 도도부현을 여행했다고 나대지 말고 조심해야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