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1.14.
Roma, Italy
이탈리아에 온지 보름만에 콜로세움과 포로 로마노를 간다. 오늘도 날씨 요정이 강림하사 파란 하늘에 마음도 푸르러진다.
아침부터 콜로세움은 관광객들로 북적북적(그래도 오후에 지나가며 보니 아침에 가는게 낫다). 거대한 아치로 들어가니 검투사들이 죽음에 맞서던 아레나가 보인다. 지하에 극적인 연출을 위한 굉장히 다양한 장치들과 방이 있고 그 위에 판을 얹고 모래를 깔았다 한다. 엔터테인먼트에 진심인 로마 사람들… 매우 높은 층고의 계단을 올라가니 넓은 아레나와 관중석이 한눈에 보인다. 경사진 관중석 아래쪽의 공간에는 콜로세움의 구조, 장치들에 대한 설명, 출토된 유물 같은 것들을 전시해 놓아서 콜로세움에 대해 상세히 알 수 있게 해준다. 중세를 지나며 사람들 사는 공간, 상점, 채석장(돌을 가져다 썼다더라…) 등으로 사용되다가 어느 교황에 의해 아레나에 성당 하나가 세워지기도 했다고… 거대한 구조물과 바글바글한 사람들을 구경한 후 앞쪽의 콘스탄티누스 개선문 쪽으로 나왔다. 사람들은 더 많아져 있었다.
배가고파 카페를 찾아 카푸치노와 빵을 먹고 조금 쉬다가 포로 로마노로 올라갔다. 체크포인트에서 검색을 기다리는데 뒤에 있는 한국 꼬마아이가 팔라티노 언덕과 로물루스 레무스 등 로마의 신화적 이야기를 신나게 엄마아빠에게 들려주는 것을 귀동냥으로 들었다. 귀엽고 야무진 녀석.. 지쥬가 생각났다. 특히 Roma라고 이름 지은 이유 중 하나를 이탈리아어의 Amor를 거꾸로 했다는 설은 처음 들어본 이야기라 더욱 기특하게 생각되었다.
비너스 신전으로 먼저가 콘스탄티누스 개선문과 콜로세움을 한 눈에 조망하고 그 뒷쪽 박물관으로 들어가 이 근방에서 출토된 기원전 항아리 무덤을 시작으로 다양한 유물들을 보고 팔라틴노 언덕으로 올라갔다. 높은 언덕에 정원이 조성되어 있고 여러 유적들도 있었다. 언덕에서 한참을 포로 로마노와 저 멀리 로마 시내를 조망하며 시간을 보냈다. 바다가 가까워서 그런지 갈매기도 꽤 많았고, 연두빛 앵무새가 하늘을 날아다녀서 이국적인 느낌이 들었다.
들어온 곳과 다른 쪽의 게이트로 나가 조국의 제단으로 향한다. 거대한 계단과 조각상들, 펄럭이는 이탈리아 국기, 꺼지지 않는 불꽃이 어마어마한 그림을 가진 건물을 배경으로 웅대하게 서있다. 사람들이 많이 올라가고 있어서 따라서 올라가보았는데 입장료도 없이 그냥 방문할 수 있었다. 건물의 높은 곳 까지 올라가자 테라스 같은 곳이 나오고 레스토랑이 있었다. 너무 많은 것을 한꺼번에 보는 까닭에 점점 텐션이 떨어지고 있어서 잠시 앉아서 맥주와 함께 멍 하니 앉아 기운을 북돋아보았다. 카페 옆으로 유료 엘레베이터를 타면 더 높은 곳 까지 올라갈 수 있었지만 우리는 미켈란젤로를 만나러 카피톨리노 언덕으로 가본다. 같은 언덕이지만 내려갔다가 미켈란젤로가 설계한 계단으로 올라 역시 그가 설계한 광장으로 올라섰다. 기하학적인 바닥의 무늬가 인상적이었다. 박물관 입장권을 사서 들어갔는데…! 아…. 거대한 황제의 발과 손, 종아리, 얼굴의 조각상을 신이나서 본 후에는…. 너무 많은 조각상들과 유물들에 기운이 점점 쪼오옥~~ 빠져서 나가고 싶어졌다. 그래도 쉽게 포기가 되지 않아 있는 전시실을 다 둘러보고 나서야 어두워진 밖으로 나왔다. 으후… 피곤스…
벼르던 식당에 갔지만 역시 팝퓰러하네… 발길을 돌려 중식당에서 볶음밥과 여러 고기들, 칭따오를 만족스럽게 먹고 집에 와서 기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