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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 로벨리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쌤앤파커스 본문
원제 : The Order of Time
나는 정말 물리를 이해하기 어려워...
다른 언어를 처음 배울 때처럼....
글 자체는 읽고 있지만 내용이 뭔지 모르는 상태가 지속되는 이 까막눈 느낌... ㅎㅎㅎㅎ
아... 어렵다어려워...
물리학자의 눈으로 본 시간이란....
그나마 3부는 물리학만이 아니라서 드디어 끄덕끄덕 할 수 있었던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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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장 특수성에서 나오는 것
에너지가 아닌 엔트로피가 세상을 이끈다.
나는 학교에서 세상을 돌아가게 만드는 것이 에너지라고 배웠다. 우리는 석유나 태양열, 원자력 같은 에너지를 준비해야 한다. 에너지는 모터가 돌아가게 하고 식물을 자라게 하고 우리 잠을 깨워 활기찬 아침을 맞이하게 해준다.
그런데 앞뒤가 맞지 않는 무엇인가가 있다. 에너지는(이것도 학교에서 배운 것이다.) 보존된다. 에너지는 창조되지 않고 파괴되지도 않는다. 에너지가 보존된다면 우리가 굳이 계속 더 만들 필요가 있을까? 같은 에너지를 계속 사용하면 되지 않을까? 상당한 양의 에너지가 있고 소비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세상을 움직이는 데 필요한 것은 에너지가 아니다. 필요한 것은 낮은 엔트로피다.
에너지(기계, 화학, 전기 혹은 잠재 에너지)는 열에너지로, 즉 열로 전환되어 차가운 사물로 이동하는데, 여기서부터는 특별한 조치 없이는 에너지를 이전 단계로 되돌릴 수 없고, 식물을 자라게 하거나 모터를 돌리기 위해 재사용할 수도 없다. 이 과정에서 에너지는 동일하게 유지되지만 엔트로피는 상승하는데, '이것' 역시 이전으로 되돌릴 수 없다. 이것이 열역학 제2법칙이다.
세상을 돌아가게 하는 것은 에너지원이 아니라 낮은 엔트로피의 근원들이다. 낮은 엔트로피가 없으면 에너지는 균일한 열로 약해지고, 세상은 열평형 상태에서 잠들 것이다. 과거와 미래의 구분도 사라지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지구는 가까이에 태양이 있어서 낮은 엔트로피의 원천이 풍부하다. 태양이 따뜻한 광자를 보내기 때문이다. 그러면 지구는 아주 차가운 광자들을 방출하면서, 어두운 하늘 쪽으로 열을 발산한다. 유입되는 에너지의 양은 방출되는 에너지 양과 거의 같아, 결과적으로 이 교환에서는 에너지를 얻지 못한다.(에너지가 남으면 기후 온난화가 발생하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재앙이 된다.) 그런데 지구는 태양으로부터 도착한 뜨거운 광자 하나당 차가운 광자 열 개를 방출한다. 뜨거운 광자 하나의 에너지가 지구에서 방출된 차가운 광자 열 개의 에너지와 동일하기 때문이다. 뜨거운 광자 하나는 차가운 광자 열 개보다 엔트로피가 적다. 뜨거운 광자 하나의 배열의 수가 차가운 광자 열개의 배열의 수보다 훨씬 적기 때문이다. 태양이 우리에게는 낮은 엔트로피를 꾸준히 공급하는 최고의 후원자인 것이다.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낮은 엔트로피가 풍부하고, '그 덕분'에 식물과 동물이 성장하고, 우리가 모토와 도시를 만들고 생각을 할 수 있고 이런 책도 쓸 수 있는 것이다.
태양의 낮은 엔트로피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일단 태양 자체가 매우 낮은 엔트로피 배열에서 탄생했다. 태양계가 형성된 원시 구름은 엔트로피가 더 낮았다. 이렇게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우주 초기의 극도로 낮은 엔트로피에 이르게 된다.
우주의 거대한 역사를 이끌어가는 것은 우주의 엔트로피 성장이다. 그러나 우주에서의 엔트로피 성장은 상자 안의 가스가 갑자기 팽창하는 것처럼 급속도로 진행되지 않는다. 점진적으로 시간을 두고 이루어진다. 거대한 국자를 사용해도 우주처럼 커다란 덩어리를 휘젓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게다가 엔트로피의 증가를 차단하고 방해하는 관문들이 있어서 증가하는 과정은 실제로 쉽게 진행되지 않는다.
오랫동안 방치해둔 나무 더미를 예로 들어보자. 이런 나무더미는 엔트로피가 높은 상태가 아니다. 왜냐면 탄소나 수소 같은 구성 성분들이 아주 특별한('질서 있는') 방식으로 결합하여 나무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엔트로피는 이 특별한 조합이 깨져야 성장한다. 나무가 불에 타면 이 결합이 깨지는데, 나무를 형성한 특별한 구조에서 나무의 구성 요소들이 분열하고, 엔트로피가 맹렬하게 증가한다.(불은 사실상 절대 되돌릴 수 없는 과정이다.) 그런데 나무는 스스로 타기 시작하지 않는다. 무엇인가각 높은 엔트로피 상태로 갈 수 있는 문을 열어줄 때까지는 낮은 엔트로피 상태로 남아 있다. 나무 더미는 카드로 만든 성처럼 불안정한 상태지만, 무엇인가 나타나 무너트리지 않는 이상 붕괴되지 않는다. 그 무엇인가는 예를 들면 불을 지피는 성냥 같은 것이다. 불은 나무가 높은 엔트로피 상태로 건너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과정이다.
12장 마들렌의 향기
......예를 들어 누군가 어떤 물체를 던지면 우리 손은 민첩하게 잠시 후 물체가 날아올 곳으로 움직여 잡을 것이다. 뇌는 과거의 기억을 이용해 우리 쪽으로 날아오는 물체의 미래의 위치를 신속하게 계산한다. 좀 더 긴 시간 간격으로 우리는 씨앗을 심어 곡식이 자라게 할 것이다. 혹은 과학 연구에 투자하여 앞으로 우리에게 기술과 지식을 가져다줄 수 있다. 미래에 대한 예측 가능성은 생존의 기회를 늘리는데, 진화는 이를 가능하게 하는 뇌 구조를 선택해왔다. 우리가 바로 그 선택의 결과물이다. 과거의 사건과 미래의 사건 사이에 존재하는 이 선택이 우리 정신 구조의 핵심이다. 이 선택이 우리에게는 시간의 '흐름'인것이다.......
......기간은 서로 다른 두 순간에 시계를 봐야 측정할 수 있는데, 우리는 언제나 하나의 순간에 있지, 두 순간에 존재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현재 속에서 현재만 본다. 과거의 '흔적'이라고 해석되는 것들은 볼 수 있지만, 과거의 흔적을 보는 것과 시간의 흐름을 인지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이 차이의 근원이 시간의 흐름을 인지하는 일이 내면적이기 때문이라고 파악했다. 그것은 내면의 일부이며, 뇌에 남은 과거의 흔적들이다.
아우구스티누스의 설명은 무척 아름답다. 그는 음악의 힘을 빌었다. 우리가 어떤 찬가를 들을 때, 하나의 소리는 이전과 이후의 소리들에 의해 의미가 부여된다. 이처럼 음악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만 의미가 있는데, 우리가 현재의 한순간만 포착한다면 어떻게 음악을 들을 수 있을까? 아우구스티누스는 우리의 인지력이 기억과 예측을 바탕으로 한다고 주장했다. 찬가나 노래는 우리에게는 시간으로 받아들여지는 무엇인가와 함께 통합된 형태로 우리 머릿속에 나타난다. 그러니까 음악은 시간이다. 우리의 머리에 기억과 예측으로 있고, 전체적으로 현재에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야기다. 우리의 눈 뒤쪽에 있는 복잡하기 짝이 없는 20센티미터 영역 속에 담긴 이야기들이다. 또한 우리는 선이다. 이 혼란스럽고 거대한 우주의 조금 특별한 모퉁이에서 세상의 일들이 뒤섞이면서 남긴 흔적들, 미래에 일어날 일들을 예견하고 엔트로피를 성장시키도록 맞춰진 그 흔적들이 만들어낸 선들이다.
이 공간, 즉 앞날을 예측하려는 우리의 연속적인 과정과 결합된 기억이 시간을 시간으로, 우리를 우리로 느끼게 하는 원천이다. 우리가 내적 성찰을 통해 공간이나 물질이 없는 곳에서 존재하는 일을 상상할 수 있지만, 시간의 흐름 속에서 존재하지 않는 다는 상상을 할 수 있을까?
이것은 우리가 속한 물리계가 나머지 세상과 특별한 방식으로 상호 작용을 하고 흔적을 남기며, 물리적 실체인 우리가 기억과 예측을 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 예측은 사소하지만 귀중한 시간에 대한 관점을 갖게 해준다. 시간은 우리를 세상의 일부와 접하게 해준다.. 그러니까 시간은, 본질적으로 기억과 예측으로 만들어진 뇌를 가진 인간이 세상과 상호 작용을 하는 형식이며, 우리 정체성의 원천이다.
그리고 우리의 고통의 원천이기도 하다.
부처는 수백만 명의 인간들이 그들 삶의 근간으로 여겼던 것들을 몇 가지 격언으로 요약했다. 출생이 고통이요 노화가 고통이고 질병이 고통이고 죽음이 고통이고 우리가 증오하는 것들이 고통이고 우리가 사랑하는 것과의 단절이 고통이고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것이 고통이다. 우리는 어떤 것을 갖게 되고 그것에 집착했다가 결국은 일게 되기 때문에 고통스럽다. 어떤 것을 시작했다가 결국은 끝나기 때문에 고통이다.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과거에 혹은 미래에 있지 않다. 지금 여기에, 우리의 기억 속에, 우리의 예측 속에 있다. 우리는 영원불멸을 갈망하고 시간의 흐름에 고통스러워한다. 시간은 고통이다.
이것이 시간이다. 이런 특성이 우리를 매혹시키며 안절부절 못하게 만들고, 어쩌면 이런 고통스러운 측면 때문에 여러분도 지금 이 책을 손에 들고 있을지 모른다. 왜냐면 시간은 세상의 일시적인 구조이고 세상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의 일시적인 변동일 뿐이면서도, 우리를 어떤 존재로 생기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우리는 시간으로 만들어진 존재다. 그 때문에 우리가 존재하고, 우리 자신에게 우리라는 소중한 존재를 선물하고, 모든 고통의 근원인 영원에 대한 허무한 환상을 만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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