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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기록

[11.Jan.2023] 마테라, 이탈리아

쭹- 2023. 7. 3. 18:14

2023.01.11.
Matera, Italy

멀리 가지 않고 마테라의 구석구석을 들러보기로 하고 새찬 바람에 대비해 옷을 챙겨입고 나간다. 숙소가 옛 동굴집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사시지구에 있어서 집을 나서기만 해도 유적지 구경이 시작된다. 숙소 바로 옆에는 절벽쪽으로 이리저리 이어진 계단으로 통하는 통로가 있어서 도시 전체가 조망할 수가 있고 도시 구경의 시작점으로 안성맞춤이다. 바람은 불지만 다시 하늘이 맑고 파랗게 변해 있어서 해가 따뜻했다.

마테라에서는 계단만 따라가라고 했던가.. 절벽의 동굴 거주지 앞으로 만들어진 길과 계단을 따라 다니며 1957년까지 사람이 살았다는 찐 동굴집도 들어가보고 동굴 교회나 상점들을 둘러본다. 동굴집은 특이한 점이 있었는데 동굴 안에 닭과 돼지 당나귀 등의 동물이 같이 살았다는 것. 건물에 우리나 장소를 만들어서 키우는 것이 아니라 아예 침대 옆에….  그리고 빗물을 모아 집으로 들어오게 만들어서 동굴집 아래 파 놓은 거대한 동굴우물에 모으고 집에서 두레박으로 길어 쓴 것도 신기했고, 눈이 왔을 때 동굴의 위쪽 구멍으로 눈을 모아 정수해 사용하거나 냉장실처럼 사용한 것도… 세계에서 세번째로 오래된 주거지라고 했지만 그건 건너편 절벽의 진짜 동굴이고 마테라의 동굴집은 그 동굴을 확장하고 돌벽을 사용해 증축하는 형태였고 역사는 2-300년 정도라고 했다. 무엇 때문에 이렇게 척박하게 보이는 곳에서 살게 되었는지 궁금했다. 물어볼 사람이 없네…?!

반나절을 넘게 이리저리 풍경을 즐기며 거닐었다. 어느 한 거리에서는 미국과 합작으로 영화를 찍고 있어서 옛 복장을 한 연기자들도 구경할 수 있었다(벤허에서 나오는 유다의 계단 촬영지도 있었음). 해가 떨어지기 전에 절벽 아래에 있는 출렁다니까지 가보고 숙소로 돌아와 근처 마트에 가서 과일과 이것저것을 샀는데.. 가격이 너무 싸서 깜놀… 사온 과일과 치즈 와인으로 저녁을 보내며 이런저럭 얘기를 나누다가 멀리 터지는 폭죽을 감상하고 잠든 마테라의 마지막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