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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리 [긴긴밤], 문학동네 본문
독서대전의 책꽃이 교환 프로젝트에 참여해 읽게 된 어린이 문학. 작년 안데르센상을 받은 이수지 작가 때문에 어린이 문학과 그림책에 매력을 느끼고 있었는데 이수지 작가의 그림책의 매력과는 다른 글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삼십분 남짓의 읽는 시간동안, 또 발췌한다고 뒤적거리는 시간에도 계속 눈물이 고이고 훌쩍이는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작고 소중한 작품이었다.
어린이 문학상 대상을 받았다고 하는데, 마지막 심사평(송수영-아동문학평론가)으로 실린 글마져 훌륭했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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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멀어 이곳에 오는 애도 있고, 절뚝거리며 이곳에 오는 애도 있고, 귀 한 쪽이 잘린 채 이곳에 오는 애도 있어, 눈이 보이지 않으면 눈이 보이는 코끼리와 살을 맞대고 걸으면 되고, 다리가 불편하면 다리가 튼튼한 코끼리에게 기대서 걸으면 돼. 같이 있으면 그런 건 큰 문제가 아니야. 코가 자라지 않는 것도 별 문제는 아니지. 코가 긴 코끼리는 많으니까 우리 옆에 있으면 돼. 그게 순리야."
코끼리는 스스로의 목숨도, 남의 목숨도 함부로 여기지 않았다. 그것이 코끼리들의 지혜였다.
"하지만 너에게는 궁금한 것들이 있잖아. 네 눈을 보면 알아. 지금 가지 않으면 영영 못 가. 직접 가서 그 답을 찾아내지 않으면 영영 모를거야. 더 넓은 세상으로 가. 네가 떠나는 건 슬픈 일이지만 우리는 괜찮을 거야. 우리가 너를 만나서 다행이었던 것처럼. 바깥세상에 있을 또 다른 누군가도 너를 만나서 다행이라고 여기게 될 거야."
"훌륭한 코끼리들은 후회를 많이 하지. 덕분에 다음 날은 전날보다 더 나은 코끼리가 될 수 있는 거야."
노든은 목소리만으로 치쿠가 배가 고픈지 아닌지를 알 수 있게 되었고, 발소리만으로 치쿠가 더 빨리 걷고 싶어 하는지 쉬고 싶어 하는지 알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니 '우리'라고 불리는 것이 당연한 건지도 몰랐다.
"누구든 너를 좋아하게 되면, 네가 누구인지 알아볼 수 있어. 아마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너를 관찰하겠지. 하지만 점점 너를 좋아하게 되어서 너를 눈여겨보게 되고, 네가 가까이 있을 때는 어떤 냄새가 나는지 알게 될 거고, 네가 걸을 때는 어떤 소리가 나는지에도 귀 기울이게 될 거야. 그게 바로 너야."
심사평 中
"별이 빛나는 더러운 웅덩이" 속에서
[긴긴밤] 속 주인공들은 우리의 삶이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내 삶은 내것이지만, 또 나만의 것은 아니기에 우리는 안간힘을 써서, 죽음힘을 다해서 살아남아야 한다. 다리가 튼튼한 코끼리가 다리가 불편한 코끼리의 기댈 곳이 되어 주는 것처럼, 자연에서 살아가는 게 서툰 노든을 아내가 도와준 것처럼, 윔보가 오른쪽 눈이 잘 보이지 않는 치쿠를 위해 항상 치쿠의 오른쪽에 서 있었던 것처럼, 앙가부가 노든의 이야기를 듣고 또 들어준 것처럼. 이 작지만 위대한 사랑의 연대는 이어지고 이어져 불운한 검은 반점을 가진 채 버려진 작은 알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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