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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기록

[7.Jan.2023] 라벨로, 이탈리아

쭹- 2023. 4. 28. 15:30

2023.01.07.
Ralvello, Italy

아말피 해변의 절벽 위 작은 마을 라벨로를 가보기로 한다. 해안의 절경을 배경으로하는 아름다운 정원을 가진 빌라들이 유명한 작은 마을이라는데 옛적부터 예술가들이 많이 머물렀다고 한다. 특히 바그너가 풍광에 푹 빠져 머물면서 오페라를 만들었다 하고, 매년 여름 바그너 음악제라고도 불리는 음악제가 열린다고…

숙소에서 한 시간 남짓 어제 온 해안도로를 반대 방향으로 달리다가 조금 큰 도시가 나와 재빨리 내려 과일가게에서 아침에 먹을 과일과 채소를 산다(딸기, 오렌진 줄알았던 자몽, 상추, 빨간사과, 노란사과). 다시 절벽 도로를 올라가다 아말피가 나오기 전 산등성으로 향하는 도로를 올라간다. 지그재그로 한참을 올라가다가 좁은 도로에서 내려오는 차들이 먼저 지나갈 때까지 기다리기도 하면서 라벨로 두오모 광장 밑 주차장에 도착. 차단기가 올라가 있어 앗싸 하고 들어갔지만 앱으로 주차금액을 내라고… 쩝… 주차후 계단 몇 개를 오르니 커다란 광장과 카페들, 두오모가 있다. 관광객들도 꽤 있어서 광장이 북적거린다. 두오모를 살짝 구경하고 바로 옆에 있는 빌라 루폴로로 향한다. 이슬람 양식이 가미된 성체와 같은 건물의 방들을 구경하다가 발코니를 보니 그림같은 해안 절벽이 펼쳐져있다. 우왕 이래서 여길 오는 구나… 끄덕끄덕.. 그 앞에 정원도 예쁘게 꾸며져 있어서 꽃이 만발하는 계절에 오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루폴로저택은 규모가 크지 않아서 보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진 않았다. 그리고 더 규모가 크고 멋지가는 빌라 침브로네가 기대되기 때문에…

루폴라 저택에서 나와 그 옆 사잇길로 들어섰는데 작은 골목길과 계단이 굽이굽이 이어져 있었다. 침브로네의 전망대를 구글맵에 찍어 향하고 있어서 길이 이상하다 생각했지만 귀엽고 소박한 집들과 골목이 자꾸만 이어져서 계속 따라가 보았다. 라벨로의 부자 빌라들이 있는 곳의 아랫쪽의 절벽아래 동네로 이어져 거대한 라벨로의 돌 지반을 한 바퀴 돌 수가 있었다. 아주 작고 소박한 성당, 알록달록한 타일로 멋지게 벽이 장식된 물이 나오는 작은 광장, 올리브 농장들과 레몬 농장들… 아랫쪽으로 보이는 파노라믹한 광경과 사람들의 삶이 어우러져 조용히 존재하고 있었지만 절벽 위의 관광객들은 이런 풍경을 볼 수 없었다. 다른 이는 한 명도 없어서 더 독특하고 신비로운 기분… 원래 어제 보았던 해변으로 가 지중해 바다에 풍덩 한 번 해보려고 했지만, 오늘은 이것으로 다 되었다고 생각하고 라벨로에서 오후까지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한 바퀴를 다 돌아 올라오니 관광객이 보이고 침브로네로 가는 길이 보인다. 배가 고파져서 점심을 먹고 침브로네를 보기로 하고 광장 쪽으로 나와 골목으로 들어가본다. 이집저집 기웃거리다가 괜찮은 식당 발견. 들어가 자리를 잡고 토마토 모짜렐라 카프레제와 푸실리면의 스파게티, 레몬소스 돼지고기를 맛보았다. 유명인들과 사진을 찍은 주인 할머니는 여전히 빨간 머리장식으로 테이블마다 괜찮은지 물어보며 돌아다니셨다. 친구가 할머니와 사진을 요청해서 찍었는데 그게 더 기분이 좋으셨는지 티라미수랑 다른 디저트 하나를 그냥 주셨다ㅋㅋ 그라치!

다시 침브로네로! 역시 루폴로보다 더 큰 저택이다. 지하의 고딕 아치를 시작으로 잘 관리되고 있는 정원이 넓게 펼쳐져 있었다. 무한의 발코니로 향하는 길은 초여름엔 등나무 꽃이 아름답게 핀다고 하니 역시 여기도 꽃 피는 계절에… 무한의 발코니는 명성에 걸맞았다. 한 참을 보다가 일몰이 아름다울 듯 하여 다른 것들을 먼저 구경하고 다시 오기로 한다. 정원 여기 저기에 작은 동상과 파빌리온 같은 것을 만들어 놓아 한적히 산책하기 좋게 만들어 놓았다. 여기를 거닐면서 유유자적 애인과도 밀회를 즐겼다는 유명인의 얘기도 수긍… 매우 좋았겠네ㅎㅎㅎ 이리저리 거닐다가 해가 넘어가려고 해서 발코니로 가서 앉아 있다가 저택을 나왔다. 광장 쪽으로 내려오는데 작은 정육점이 보여서 들어다보니 마을 아저씨가 고기를 사고 있었다. 나도모르게 들어가 비스떼까용 고기 한 덩이를 구입했다. 얏호!

어둑어둑해진 해안도로에서 굽이굽이 차를 몰아 오늘도 동그랗게 두둥실 떠올라 잔잔한 바다를 비추고 있는 달빛아래 숙소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