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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Jan.2023] 폼페이&나폴리, 이탈리아 본문

여행과 기록

[4.Jan.2023] 폼페이&나폴리, 이탈리아

쭹- 2023. 7. 3. 17:57

2023.01.04.
Pompei, Napoli, Italy

호빗의 집은 매우 따뜻했고 심지어 이불과 침대는 포근.. 잠 코드가 일치하는 여행친구와 꿀잠을 매일 7시간 이상씩 자고 있다. 어제 사온 과일과 요거트, 모짜렐라 치즈로 아침을 든든히 먹고 실패했던 폼페이로 향한다.

아침부터 북적이는 폼페이. 표를 사서 입장하니 바로 성벽 밖 목욕탕이 보였다. 얼른 들어가 살펴보니 벽과 바닥의 다양한 모자이크, 벽의 에로틱한 프레스코화, 목욕탕의 배수시설, 허물어진 벽에서 나타나는 고대 건축기술을 볼 수 있었다. 성벽문으로 들어갔는데 당시엔 성벽 거의 바로 앞이 바다여서 항으로 이어지는 길이었다고 한다(화산 폭발 후 용암 때문에 육지가 더 길어졌다고). 성문을 통과해 올라가는 도로 바닥은 널직한 큰 돌들로 만들어져 있었는데 너무 귀엽게도 밤에 통행하는 사람들을 위해 달빛이 반사되도록 반짝이는 돌들을 큰 돌 사이에 점점이 박아 놓았다.

도시로 올라서니 어마어마하게 많은 건물의 벽체와 기둥들이 보인다. 폼페이 유적을 살피는 매우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었지만, 구름 하나 없는 파란 하늘과 벽체를 이루고 있는 회색의 돌들과 남아있는 기둥들, 한때는 삶의 공간었지만 이제는 풀만 자라고 있는 초록색 공간, 그리고 멀리 나무하나 보이지 않는 화산재 색의 베수비오 화산이 어우러져 이곳을 더 황량한 느낌이 들게 했다.

복원된 유적은 그시대를 매우 잘 보여주고 있어서 부유했던 사람의 집, 목욕탕, 화덕이 있는 선술집 심지어는 유곽까지 그때의 생활을 상상해 볼 수 있었다(항상 결론은 사람 사는게 크게 변하지 않는다 이지만…).

원형 경기장을 끝으로 넓은 유적을 잠시나마 밟아보고 느껴본 후 나폴리로 향했다. 세계의 손꼽히는 미항이라는 유명과 소매치기와 강도로 악명 둘 다 높은 도시는 어떠할지…. 중앙역의 주차장으로 가는데 거리가 단정하지 않은 느낌이다. 역사 앞 거대한 가리발디 광장 주변에는 낡은 건물들이 있었고 아프리카계 사람들이 한가득이었다. 주차를 하고 나와보니 광장은 지린내가 곳곳에서 진동하고 역시 아프리카계 사람들로 붐비고 있어 빠르게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배가 매우 고팠었기 때문에 나폴리 3대 피자집 중 하나라는 곳으로 날아가듯이 걸었는데, 맙소사, 삼십명도 넘어 보이는 사람들이 피자집 앞을 빼곡히 매우고 있었다. 번호표도 나눠주지않고 다음 주문은 몇시 이후라는 말만 하는데 앞에 서있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순서로 입장(혹은 주문)을 할 것인지 매우 궁금했다. 이 상태로는 가망이 없을 것 같아 포기하고 바닷가쪽 다른 가게로 향한다. 늦은 시간이라 피자만 가능하다고 했지만 친절하신 웨이터 아저씨는 새우&오징어 튀김도 서빙해주셨고, 드디어 나폴리 피자! 한국에서 먹는 마르게리따와 크게 다르지 않았아서 입맛에 맞게 페로니 맥주와 냠냠 배를 채웠다.

거대한 항구가 있어 도로를 따라 산타루치아 구역으로 걸어가보았다. 도로는 귀가하는 차들로 매우 붐벼 매연과 소음으로 쾌적하지 않았다(나폴리 매력치가 점점 떨어짐). 거대한 누오보성을 지나 산타루치아 구역의 언덕을 오르니 달이 뜬 나폴리 항과 멀리 소렌토가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나와 밤바다를 즐기고 있었다. 한참을 앉아 있다가 열심히 중앙역으로 다시 걸어와 숙소로~

주차자리가 걱정이었는데 한 바퀴를 돌아오니 자리가 하나 났다. 매우 좁은 자리였지만 앞 뒤 5cm 간격으로 신들려서 주차를 하고 매우 편한 마음으로 포근한 숙소에서 고기에 와인을 마시고 매우 많이 걸어다닌 다리를 편히 쉬게 해주었다. 고단하네…